사랑니를 뽑으면 미각이 향상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연구진은 사랑니 발치 수술을 받은 891명과 그렇지 않은 364명을 대상으로 사랑니가 미각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참가자들에게 다양한 농도의 자당, 염화나트륨, 구연산, 카페인을 제공한 다음 단맛, 짠맛, 신맛, 그리고 쓴맛을 감별하는 능력을 테스트한 것. 20여 년에 걸친 평가와 분석 결과, 연구진은 사랑니를 뽑은 이들이 네 가지 맛 모두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사랑니를 뽑은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평균 3~10% 미각이 뛰어난 모습을 보였다. 언제 수술을 받았는지는 별로 상관이 없었다. 양쪽 그룹 모두 여성이 남성보다, 그리고 젊은 쪽이 나이든 쪽보다 맛에 예민했다.
발치를 하고 입맛이 무뎌졌다는 이들이 많은데, 어떻게 된 결과일까? 연구를 이끈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미각과 후각 센터의 리차드 도티 소장은 “수술이 제대로 진행되었다면 그런 부작용은 대개 1년 안에 사라진다”면서 “장기적으로 보면 미각은 오히려 수술을 계기로 향상된다”고 말했다.
이유는 뭘까? 정확한 규명을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지만 두 가지 설명이 가능하다. 첫째, 사랑니를 뽑으면 입 앞쪽에 있는 미뢰를 조절하는 신경이 손상을 입는다. 그를 보완하기 위해 입 뒤쪽에 있는 미뢰와 연결된 신경이 활성화되면서 입 전체의 민감도가 증가하는 것이다. 둘째, 발치로 인한 신경 손상이 오히려 맛에 대해 과민해지도록 이끈다.
이번 연구 결과(POSITIVE LONG-TERM EFFECTS OF THIRD MOLAR EXTRACTION ON TASTE FUNCTION)는 '화학적 감각(Chemical Senses)' 저널이 싣고, UPI 통신 등이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