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를 비롯한 대기오염물질이 최근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실명 유발 질병인 황반변성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국내 연구진이 대규모 연구로 밝혀냈다. 연구진은 대기오염 물질 흡입에 따른 혈액의 산화 스트레스가 황반변성을 일으키는 것으로 추정했다.가천대 길병원은 11일 예방의학과 최윤형·주민재, 안과 김동현 교수팀이 2008~2012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40세 이상 1만5115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황반변성은 눈 망막 중심부에서 시상이 맺히는 황반부가 변형돼 시력을 잃는 병으로 당뇨병망막병증, 녹내장 등과 함께 3대 실명질환으로 꼽힌다. 최근 환자가 급증하고 있으며 2011년 9만 872명에서 2016년 14만 6446명으로 5년간 61.2%가 증가했다. 의료계에서는 고령화에다가 진단법과 치료법의 발달이 환자의 증가와 연관돼 있을 것으로 추정해왔지만, 여기에다가 미세먼지도 추가된 것이다.
이 기간 동안 중요 교란 요인들을 제거했을 때 일산화탄소(CO)는 5배, 미세먼지(PM10)는 2~5배 높아졌다. 이에 따라 대기오염과 황반변성의 연관성을 살펴봤더니 미세먼지, 이산화질소, 일산화탄소 등 대기오염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황반변성 발병의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구체적으로 2~5년 동안 미세먼지(PM10)에 국내 대기환경기준인 50ug/m3 이상 노출된 사람들은 그보다 낮은 농도에 노출된 이들보다 황반변성 위험이 1.4배 높았다. 또 5년 동안 이산화질소(NO2)에 30ppb 이상 노출된 그룹은 그보다 낮은 농도에 노출된 군보다 황반변성 발병 위험이 1.3배 높았다. 또한 5년 동안 일산화탄소(CO)에 500ppb 이상 노출되면 그보다 낮은 농도에 노출됐을 때보다 1.5배 황반변성 위험성이 높았다.
김동현 교수는 “인구 노령화에 따라 황반변성의 발병률이 계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황변변성의 위험요소를 밝힌 이번 연구 결과는 특히 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또 최윤형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의 일상생활 환경에서 노출되는 대기오염 수준으로도 충분히 황반변성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며 “황반변성으로 인한 안질환을 예방하고 건강한 노년을 기대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대기오염 수준을 더욱 줄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Long-term Exposure to Ambient Air Pollutants and Age-Related Macular Degeneration in Middle-Aged and Older Adults’라는 제목으로 환경 분야의 국제 학술지인 《환경연구회보(Environmental Research)》 최근호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