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40개국에서 발견된 오미크론 변이 BA.2가 ‘델타의 얼굴을 한 오미크론’이라 할 만큼 오미크론의 특징을 감추고 있어서 ‘스텔스 오미크론’으로 불리고 있다고 미국의 CBS가 27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11월 중순 이후 코로나바이러스 데이터를 공유하는 글로벌 플랫폼인 국제인플루엔자정보공유기구(GISAID)에는 36개국 이상에서 거의 1만5000개의 BA.2 유전자 염기서열이 업로드됐다. 25일 오전 현재 그중 96개의 염기서열은 미국에서 올라온 것이다.
이 돌연변이는 아시아와 유럽에서 훨씬 더 흔하게 나타난다. 덴마크 보건부 산하 스테이튼스 혈청 연구원에 따르면 덴마크에서는 1월 중순 전체 코로나19 사례의 45%를 차지했다. 이는 2주 전 의 20%에 비해 2.5배나 증가한 비율이다.
BA.2는 원조 오미크론(BA.1)과 스파이크 단백질 유전자 20개를 공유한다. 하지만 원조에서 볼 수 없는 유전적 돌연변이도 많다. BA.2가 스텔스 버전으로 불리는 이유는 검진이 안돼서가 아니다. PCR(유전자증폭)검사를 할 때 델타와 구별되는 오미크론의 특징이 없기 때문에 붙여진 것이다. 원조 오미크론은 ‘S 유전자 표적 장애’라는 유전적 특징을 갖고 있어 델타와 금새 구별된다. 하지만 BA.2는 이런 특징을 지니고 있지 않기 때문에 “델타처럼 생겼다”는 말을 듣는다. 확진이냐 아니냐에는 문제가 없지만 어떤 변이를 확인하려 할 때 혼동을 일으키는 것이다.
BA2는 현재까지는 오미크론의 아류로 간주되고 있지만 세계적인 관심종이 된다면 그리스알파벳 이름이 부여될 가능성도 있다. 덴마크와 같은 나라에서 BA.2의 빠른 확산은 그런 우려를 부채질하고 있다. 미국 텍사스 휴스턴 감리교병원의 병리학자인 웨슬리 롱 박사는 “원조 오미크론과 비슷하거나 그보다 전염성이 강할 수 있다는 징후가 있지만 그 원인은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덴마크 과학자들의 초기 분석에 따르면 BA.2의 입원율은 원조 오미크론과 차이가 없다. 그들은 현재 BA.2에 대한 백신의 효능과 치료제 효과를 분석 중이다.
의사들은 BA.1에 감염돼 코로나19에 걸린 사람이 BA.2에 의해 다시 감염될 수 있는지 확실히 알지 못한다. 미국 브리검 여성병원의 감염병 전문가인 다니엘 쿠리츠케스 박사는 두 종의 오미크론이 유사하기 때문에 “교차보호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