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산 멸균우유는 평균적으로 유통기한 12주 내외로 1년인 수입산 멸균우유에 비해 짧다. 충분히 1년으로 상향 조정할 수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 이유가 있다. 멸균우유는 12주가 지나면 ‘크림화 현상’이 발생, 유지방이 분산되면서 소비자들이 품질에 대한 의문을 갖는다. 미생물이 증식하는 것은 아니지만 품질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어 국내 멸균우유는 유통기한을 12주 내외로 짧게 설정해 관능 품질을 높인 것이다.한편, 우리나라의 우유 소비량은 2001년 1인당 63.9톤에서 2021년 86.1톤으로 증가했지만 자급률은 2001년 77.3%에서 2021년 45.7%로 감소했다. 자급률은 국내 소비량 대비 국내 생산량 비중을 뜻하는데, 국내 우유 생산량은 2001년 233만 8875톤에서 2021년 203만 4384톤으로 약 30만 톤이 줄어든 반면, 같은 기간 수입량은 65만 2584톤에서 251만 1938톤으로 4배 가까이 증가했다. 즉, 수입 유제품이 빠른 속도로 점유율을 높였다는 의미다.
한 가지 더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멸균우유의 수입량은 늘고 있는 것이 사실이나, 전체 수입량 중 1%도 채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수입산 멸균우유의 95% 이상은 B2B시장으로 유통되지만 일부 매체에서는 대다수의 소비자들이 수입산 멸균우유를 찾는 것처럼 보도하고 있다.
우유를 포함한 유제품은 UN식량농업기구 5대 관리 품목에 포함될 만큼 우리의 삶에서 떼 놓을 수 없는 필수 식품이다. 제품의 선택은 소비자의 몫이지만, 식량안보의 차원에서 우유 자급률 향상이 절실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