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공생 세균이 피부에 노출되면 선천 면역 발달에 악영향을 끼쳐 성인기 알레르기성 피부병 위험을 최대 34%까지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공생 세균이란 다른 생물의 체내에 살면서 필요한 생존 조건을 교환하는 박테리아를 말한다.피부는 우리 몸에서 장벽 기능을 한다. 특히 피부 표피는 외부환경과 맞닿아 많은 피부 공생세균이 서식한다. 피부 공생세균 중 정상 세균은 소아기부터 피부 면역세포를 활성화한다. 이를 통해 성인기까지 피부 항상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고 상처가 생기면 회복을 촉진한다.
반면 정상 세균이 피부에서 공생하지 못하고 세균 환경이 불안정해지면 피부 염증을 유발한다. 소아기 피부 공생 세균 중 하나인 포도상구균은 피부에서 증식하며 아토피 피부염과 같은 피부 질환을 발생시킨다. 다만 공생세균이 소아기 피부 면역체계를 조절해 성인기까지 피부 면역반응을 일으키는지에 대한 메커니즘은 밝혀지지 않았다.
연세대 의대 의생명과학부 유지환 교수와 세브란스병원 피부과 김태균 교수 연구팀은 무균 쥐 실험을 통해 공생세균이 피부의 면역반응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했다. 무균 쥐에게 피부 공생 세균을 접촉해 피부장벽에서 면역조절제 발현과 피부 면역세포 활성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피부의 공생세균 중 포도상구균인 '스타필로코커스 렌터스'가 생후 초기 피부에 서식하며 면역세포를 자극하는 유기화합물 I3A(인돌-3-알데하이드)를 생성했다. 이에 면역조절제인 TSLP의 발현이 증가했다. 이로 인해 피부병의 주요 염증 유발 세포로 알려진 '제2형 선천성 림프구'의 활성이 약 2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연구팀은 소아기에 활성화된 제2형 선천성 림프구가 성장기에도 공생세균, 대사체와 지속적인 작용을 일으켜 성인기에 아토피 피부염 등 알레르기성 피부병 발생 위험을 20%에서 최대 34%까지 높이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를 이끈 유지환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소아기 때 피부의 공생세균에 대한 노출 조절을 통해 성인기의 선천 면역을 조절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면서 "피부 공생세균에 대한 조기 개입으로 잠재적인 알레르기성 피부질환의 치료 전략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셀 호스트 앤 마이크로브(Cell Host&Microbe)》 최신호에 게재됐다.
[add id='1646006, 1642802' title='관련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