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소리, 바람소리, 물소리… 자연의 소리를 들으면 마음이 차분하고 평온해 진다. 자연을 직접 접하기 힘들다면 이런 소리를 담은 녹음을 들어도 스트레스가 감소되고 통증을 줄여줄 수 있다는 연구 분석이 나왔다.캐나다 오타와의 칼튼대 연구팀은 자연에서 발생하는 소리의 건강상 이점을 조사한 18건의 연구를 분석했다. 이들 연구에서 참여자들은 실험실 환경에서 야외 사운드의 녹음을 들었고 자연의 소리를 듣고 난 뒤 스트레스 감소, 통증 감소 등 건강 개선 결과를 보고했다.
굽이굽이 흐르는 개울물이나 폭포 같은 물소리는 긍정적인 기분 전환에 가장 큰 영향을 주었고, 새소리는 스트레스를 줄이는데 효과적이었다. 미국 국립과학원의 4월 회보에 게재됐다.
제1저자인 칼튼대 생물학부 레이첼 벅스톤 박사는 “이번 연구의 결론이 전혀 놀랍지 않다”며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진화적 관점에서 인간은 위험과 안전의 신호에 의존하도록 만들어졌다. 그런데 자연적인 소리로 가득 찬 환경은 안전하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에 우리가 경계를 늦추도록 만들어준다.”
이번 연구는 자연과 야외에서 보내는 시간이 인간의 건강과 웰빙에 좋다는 실질적인 증거를 또 하나 보탠 셈이다. 녹색 공간이 건강의 여러 측면에 이롭다는 연구 결과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후원한 2019년 11월 랜싯공중보건의 메타분석에 의하면 녹색 공간 근처에서 살거나 녹색 공간에 노출된 사람들보다 더 오래 사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연구는 7개국 800만 명 이상이 참여한 9개 연구 데이터를 토대로 했다.
-물소리는 긍정적 기분주고, 새소리는 스트레스 줄여...
지난해 11월 ‘생태적 응용’ 저널에 게재된 연구는 창가에서 녹음을 바라보는 것과 바깥으로 나가는 것, 두 가지 모두 우울증, 주관적 행복, 자존감, 외로움 등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일본 도쿄에서 약 3,00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로서, 자연의 혜택을 얻기 위해 캠핑이나 하이킹을 갈 필요가 없다는 것을 보여 준다. 짧은 시간 자연적인 사운드와 풍경을 감상하는 것으로도 두뇌는 휴식할 수 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지구과학연구소의 마크 뉴웬후이젠 박사는 “밖으로 나가는 것이 좋은 이유 중 하나는 아마도 우리가 그 시간을 실내에서 보내는 것보다 더 적극적으로 움직인다는 점, 더 많은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다는 점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연구에서는 자연의 다양한 요소 중 소리의 이점에 주목하고 있다. 벅스톤 박사의 연구에 의하면 녹음은 실제 소리와 똑같이 효과적이었다. 국립공원 66곳에서 새소리 천둥 소리 벌레소리 등을 녹음한 것을 11개국 참여자들에게 들려줬을 때 많은 사람들이 통증과 짜증이 줄었다고 답했다. 인지 검사에서도 더 나은 결과를 나타났다.
야외에서 활동하기 좋은 계절이 찾아왔다. 팬데믹으로 급증한 ‘집콕’ 시간을 상쇄할 방법을 궁리한다면 수시로 짧은 산책을 하면서 바람소리 새소리 등에 귀기울이는 습관을 기르는 것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