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은 없지만, 화장실에서 이상 징후를 느낄 수 있는 질환이 있다. 바로 요도협착이다. 요도협착은 통증이 동반되지 않는다. 다만, 최근에 소변 줄기가 갈라지고 약해지거나 소변을 보고 나서도 잔뇨감이 느껴졌다면 요도협착을 의심할 수 있다. 전립선 비대증과 달리 요도협착은 힘을 줘도 소변이 세게 나오지 않는다.요도협착이란 방광에 모아진 소변이 몸 밖으로 나오는 길인 요도(尿道)가 좁아진 상태다. 상대적으로 요도 길이가 긴 탓에 주로 남성에게서 나타난다. 선천적이거나 외상과 염증으로 인한 흉터가 요도 안을 좁혀서 발생한다. 낙상이나 사고 등으로 골반이 골절되거나 회음부가 손상을 입은 경우 또는 요도를 경유하는 내시경 수술 후 발생하기도 한다. 임질과 같은 성병에 걸려 요도 염증이 원인이 될 수 있다.
증상이 의심될 때는 속도를 측정하는 센서로 배뇨 속도를 확인하는 요속검사를 시행한다. 통증이 없고 간단하다. 요속검사만으로 진단하기 어려울 때는 역행성요도조영술을 할 수 있다. 요도에 조영제를 주입 후 투시촬영으로 요도의 구조적 이상을 확인하는 검사다.
치료는 요도협착의 위치와 길이, 재발 등을 고려해 결정한다. 요도협착을 가장 쉽게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은 요도확장술이다. 국소 마취하에 의료용 기구를 요도로 집어넣어 좁아진 부위를 넓히는 시술이다. 협착 재발률이 높고 2번 이상 요도확장술을 진행하는 것은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협착 길이가 길거나 재발되면 요도확장은 추천하지 않는다. 협착 길이가 짧고, 요도를 절개해 넓혀주는 내시경적인 치료로 교정이 안 되면 단단 문합술을 시도할 수 있다. 요도 협착 부위를 잘라서 이어 붙이는 방식이다. 또한 2~3cm 이상으로 요도협착 길이가 긴 경우 좁아진 부분을 제거한 후에 구강점막을 이용해 요도를 재건하는 성형술을 고려할 수 있다. 수술 후에는 요도 카테터를 일정 기간 유지해야 한다.
고려대 안산병원 비뇨의학과 한재현 교수에 따르면, 요도협착은 수술 후에도 재발하는 경우가 많다. 교수는 “요도협착이 심해지면 요도가 막혀 방광염, 전립선염, 방광결석 등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고 신기능도 악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즉, 의심 증상이 보이면 가볍게 지나치지 않고 조기 진단과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평소 요도염이 생겼다면, 즉시 치료를 받아야 한다. 골반골절이나 회음부 손상 경험이 있다면, 정기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야외활동 시 적절한 보호 장비를 착용해 골반 부상을 방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