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걸려 치료를 받고 퇴원한 뒤에도 몇 달 간 쉽게 피로감을 느끼고 머릿속이 멍해지는 뇌안개 증세를 보이는 사람이 많다. 영어로 ‘롱 코비드(long Covid)’라고 부르는 장기 코로나19 증상이다. 사람들에 따라 이런 장기증세를 보이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최근 학술지 《셀》에 그 4가지 요인을 찾아낸 논문을 토대로 뉴욕타임스(NYT)가 25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결론부터 얘기하면 4가지 요인은 다음과 같다. 혈액 내 코로나바이러스 RNA가 많이 잔류한 경우, 루푸스나 류마티스 관절염 같은 자가면역질환으로 자가항체를 갖고 있는 경우, 헤르페스 바이러스의 하나로 인체에 침투한 뒤 백혈구의 일종인 B세포에 잠복해 있던 엡스타인-바 바이러스(EBV)가 재활성화되는 경우, 마지막으로 제2형 당뇨병이 지병인 경우이다.
미국의 비영리 생물연구기관인 시스템생물학연구소(ISB)와 워싱턴대, 시애틀에 위치한 스웨덴메디컬센터 등에서 참여한 연구진은 2020년~2021년초 코로나18에 걸려 스웨덴메디컬센터나 부속 클리닉에서 진료를 받은 18~89세 환자 209명을 대상으로 선정했다. 상당수가 입원환자였지만 외래환자도 있었다. 연구진은 이들이 처음 진단받을 때, 증세가 가장 심했을 때 그리고 2,3개월 뒤의 혈액과 콧속 점액을 분석했다. 또 피로, 뇌안개, 호흡곤란 등 20가지 장기 코로나19 증상이 있는지를 설문조사한 뒤 이를 환자들의 전자진단서와 비교해 확인했다.
연구 책임자인 짐 히스 IBS소장은 이들 환자 중 37%가 감염 2,3개월 후 3가지 이상의 코로나19 장기증상을 보고했다고 밝혔다. 24%는 1, 2가지 증상을 보였고, 39%는 증상이 없다고 보고했다. 히스 박사는 3가지 이상의 증상을 보고한 환자 중 95%가 코로나19 진단을 받을 당시 4가지 요소 중 1가지 이상을 가지고 있었다고 밝혔다.
히스 소장은 4가지 요소 중 가장 영향력이 큰 요소가 자가항체를 갖고 있는 경우로 전체의 3분의 2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그는 “나머지 3가지 인자는 나머지 사례에서 각각 약 3분의 1씩 나타났으며 일부 환자에게는 여러 요소가 겹쳐서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히스 소장은 “장기 코로나19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에게 그동안 의료진은 충분한 휴식과 수면을 취하라는 말밖에 해 줄 것이 없었다”면서 “이번 연구결과로 코로나19 장기증상의 원인이 규명된 만큼 그에 맞는 치료법이 개발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를 검토한 캘리포니아대 샌프란시스코 캠퍼스(UCSF)의 스티븐 딕스 의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장기 코로나19의 생물학적 메커니즘을 규명해내기 위한 최초의 실질적 시도”라며 “그렇게 밝혀낸 4가지 주요 요인은 생물학적 근거가 뚜렷하기 때문에 해당 경로에 맞는 처방과 치료도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양이 많은 환자들의 경우엔 진단초기 항바이러스제를 신속하게 투약하는 것이 장기 코로나19 예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봤다. 이와사키 아키코 예일대 교수는 “바이러스를 빨리 제거할수록 혈액 내 코로나바이러스 RNA 잔류나 자가항체 형성을 막아 장기 코로나19를 예방하는 효과를 발생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국립신경장애뇌졸중연구소(NIND)의 아빈드라 나스 신경조직감염과장은 EBV가 원인인 만성피로증후군과 다발성경화증의 증세와 장기 코로나19의 증세가 비슷하다는 점에서 EBV 재활성가 설득력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 같은 경우엔 “EBV 항바이러스제 투약이나 면역치료법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 https://www.cell.com/cell/fulltext/S0092-8674(22)00072-1 )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