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가 과하다 보면 극도의 피로감과 무력감을 느낀다. ‘번아웃’이다.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에서 스트레스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자넷 M 베넷 박사에 따르면 번아웃에 빠진 사람은 의욕이 없고 따라서 생산성이 떨어진다. 그 결과 자꾸 마감을 어기는 한편 동료들과도 마찰을 빚게 된다.
번아웃은 냉소나 무기력 같은 정신적, 감정적 증상뿐 아니라 육체적 증상으로 발현되기도 한다. 시간이 흘러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스트레스가 계속될 때 특히 그렇다.
정신과 전문의 로테 다이어바이 박사에 따르면, 번아웃 ‘사인’이 나타났을 때 즉시 알아차리고 빨리 대처하는 게 중요하다고. 어떤 게 번아웃 사인일까? 미국 '뉴욕 타임스'가 정리했다.
◆ 불면증 = 코로나19 사태 초기, 보건 분야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한 이탈리아 연구에 따르면 번아웃 증후군으로 고생하는 이들 가운데 55%는 잠드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악몽을 꾸는 비율도 40%였다. 연구진은 만성적인 스트레스가 숙면을 좌우하는 신경 및 호르몬 시스템을 방해하기 때문으로 추측했다.
◆ 탈진 = 마음뿐 아니라 몸도 고갈 상태에 빠진다. 정신과 전문의이자 번아웃의 당사자인 제시 골드 박사는 “아침에 침대에서 나오는 게 고통스러울 정도로 육체적 피로가 심하다”고 설명했다.
◆ 식습관 = 평소보다 많이 먹거나 확연히 덜 먹는 것도 번아웃의 사인 중 하나다. “너무 바빠” “정신이 없어” 하며 음식을 멀리하는 자신을 발견한다면 잘 살필 것. 디저트처럼 먹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음식에 탐닉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 복통 = 스웨덴에서 나온 연구에 따르면, 번아웃 상황에 처한 이들 가운데 67%가 가스가 차고 구역질이 나는 등 소화기 관련 문제로 고통을 호소했다. 65%는 머리가 아파서 괴로움을 겪었다.
◆ 근육통 = 번아웃이 지속되면 불안이나 우울로 이어질 수 있다. 우울은 근육통, 복통, 불면증 등의 육체적 증상을 부른다. 불안 역시 두통, 구역질, 호흡 곤란 등의 증상을 촉발한다. 캘리포니아대 사회 심리학자 크리스티나 마슬라쉬 박사는 “노동에 가치를 두고 열심히 일하는 사회에서는 번아웃 증상을 무시하기 쉽다”면서 “그러나 관련 증상이 나타나면 방치하지 말고 그 즉시 의사와 상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