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암 환자의 사망률은 꾸준히 낮아지고 있으나, 암 발병률은 높아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다만, 암으로 인한 사망률은 여전히 2위를 차지해 환자 관리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도 함께 나왔다. 이 통계자료는 미국 암 협회가 낸 ‘2024 암 통계’에서 확인할 수 있다.17일(현지시각) 미국 암 협회의 통계에 따르면 1991년부터 2021년까지 암 사망자 수는 400만명 이상 꾸준히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사망률 상위 암 일부의 발병률은 오히려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 유방암, 췌장암, 자궁체부암은 2015년부터 2019년까지 매년 1%가량 늘었고, 전립선암, 간암, 신장암, 인유두종바이러스 관련 구강암은 매년 2~3% 늘어났다.
협회는 흡연 인구의 감소, 조기 진단·치료법의 발전으로 암 사망률이 감소한 것이라 해석했다. 가령 암 사망자수 2위인 폐암의 90% 이상은 흡연으로 발생하는데 흡연률이 낮아지면서 환자 수 자체가 감소한 것이 전체 암 사망률 감소로 이어졌다는 풀이다.
특히 여성 암 사망률 상위를 차지하는 유방암은 치료 기술 발전으로 사망률이 크게 개선됐다. 1980년대 암 선고는 ‘사망 선고’와 같았으나 최근들어서는 대부분의 치료가 가능해졌다. 1975년 유방암 사망률은 10만명당 48명에서 2019년 27명으로 약 40% 감소했다. 이와 관련해 루스 에치오니 미국 프레드허친슨 암센터 연구원은 뉴욕타임즈(NT)와의 인터뷰에서 “유방암은 치료 기술의 발전으로 진단보다 어떤 치료를 하느냐가 더 중요해졌다”고 평가했다.
반면 암 발병 건수는 오히려 늘고 있다. 전립선암, 자궁암, 구강암, 간암, 신장암을 비롯해 대부분 암의 발병률은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대장암은 1990년대 중반부터 매년 1~2% 증가해 현재 10만명당 18.5명이 진달을 받고 있다. 50대 미만 대장암 환자 사망률은 1990년대 4위에서 현재 1위로 올라선 상황이다.
한편, 협회는 암 발생률이 증가하는 정확한 원인은 찾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1950년 이후 출생자들의 높은 비만율과 알려지지 않은 여러 환경적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얽혔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면서 진단 기술의 발전과 과잉진단이 늘고 있어 이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유방암 환자의 경우 과잉진단 사례가 최대 50%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진은 “연령, 인종, 성별에 따라 암의 사망률과 발병률에 큰 차이가 나타나는 만큼 환자 관리를 위해 맞춤형 치료법에 투자를 늘려야 한다”며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 암 진단과 치료가 감소한 점을 고려했을 때 조속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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