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과 영국인의 성관계 빈도가 계속 낮아지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잇따라 나오자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린다. 대부분의 성관계 빈도 조사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 이뤄진 것인데 전문가들은 코로나 사태로 그 빈도는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한다.전문가들은 성생활은 개인의 건강과 웰빙에 큰 의미가 있고 성생활 감소는 우울증이나 불안감의 증가와 관계가 있을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자마네트워크오픈 저널에 지난 6월 발표된 미국인 성관계 빈도 조사 결과를 보면 미국인의 성관계는 확실히 줄었다. 이 조사는 2000년부터 2018년까지 10회에 걸쳐 성인 남녀 약 1만 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조사 전 1년 동안 성관계를 하지 않았다는 응답은 18∼24세 남자는 2000∼2002년 19%에서 2016∼2018년 31%로 약 1.6배 정도 늘었다. 여성은 15.1%에서 19%로 1.3배 증가했다. 25∼31세의 경우 남자는 7%에서 14%, 여자는 7%에서 12.6%로 각각 약 2배 늘었다.
주 1회 이상 성관계를 했다는 미국인은 18∼24세 남자는 51.8%에서 37.4%로, 25∼34세의 남자는 65.3%에서 50.3%로 각각 줄었다. 25∼34세 여자도 66.4%에서 54.2%로 줄었으나 남자보다는 약간 덜 줄었다. 매주 성관계를 갖는다는 기혼남녀의 비율도 2000∼2002년 71%(남)와 69%(여)에서 2016~2018년에는 58%와 61%로 내려갔다.
2019년 영국의학저널(BMJ)에 발표된 영국의 25세 이상 기혼 및 동거자 성관계 조사에서도 2001년과 2012년 사이에 빈도가 줄었다. 2017년 3월의 성적 행동 아카이브 조사에서도 미국 성인의 성관계 횟수가 1990년대 말보다 2010년대 초에 연간 9회 줄었다.
일련의 조사 결과는 미국과 영국 성인들의 성생활 감소가 트렌드임을 보여준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조사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사회적 거리 두기나 직접적인 대인 접촉 기피 현상을 고려할 때 성생활은 더욱 줄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그렇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연구자들은 바쁜 생활을 첫째 이유로 꼽는다. 바쁜 생활이 어떤 사람에게는 지위의 상징이고 어떤 사람에게는 생존을 위한 조건이지만 성생활을 할 시간이 부족하게 만든다는 것.
다음으로는 스마트폰이나 전자 기기를 들여다보느라 파트너에게 신경 쓰지 않는 퍼빙(Phubbing), 젊은이들의 불안감과 우울증 증가, 가벼운 성적 만남을 기피하는 여성의 증가 등이 이유로 분석됐다.
스마트폰에 익숙해지면서 사교 기술이 줄어든 것도 원인으로 꼽혔다. 뉴욕의 성 교육자 로건 레브코프 박사는 “젊은이들이 기술을 통한 소통에 의존하는 것은 신체적 관계를 위한 사교적 친밀감에 필요한 기술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다.
피터 우에다 박사는 코로나 사태가 사람들이 새로운 친밀 관계를 맺는 걸 방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사회적 거리 두기와 사람들의 직접 접촉에 대한 불안감은 파트너를 찾는 걸 더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