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어디서나 바쁜 현대인의 일상에서 외식은 빠질 수 없는 풍경이다. 1인 가구가 급증하고 ‘귀차니즘’이 일상화되면서 외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늘어날 전망이다. 코로나 시대를 맞아 외식이 포장음식과 배달음식으로 대체됐으나 집 밖에서 만든 음식을 먹는다는 점에서는 다를 바 없다.밖에서 사먹는 음식은 아무래도 집밥에 비해 양념이 짜고 맵기 십상이다. 편리함 때문에 외식을 자주 하면서도 이런 저런 이유로 건강을 걱정하는 사람들도 많다. 이런 우려를 뒷받침하는 새로운 연구가 발표됐다. 하루 두 끼 이상 외식을 하는 것은 사망 위험의 증가와 관련이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아이오와대 공공보건 대학원 역학과 연구팀이 외식과 사망 위험의 연관성을 살펴본 결과 외식을 빈번하게 하는 것은 ‘모든 원인의 사망’ 위험률을 높이는데 관련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 연구결과는 ‘영양과 영양학회’ 저널에 실렸다.
미 농무부는 미국인들이 매일 외식을 통해 섭취하는 에너지가 1977~1978년 17%에서 2011~2012년 34%로 증가했다고 추정했다. 그만큼 외식이 보편화된 것이다. 일부 식당은 양질의 음식을 제공하지만 일부 패스트푸드점의 식사는 그렇지 못하다. 또한 집 밖에서 먹는 식사는 에너지 밀도, 지방, 나트륨이 높지만 과일, 채소, 통곡물, 식이섬유와 항산화제와 같은 영양소는 부족한 경향을 나타낸다.
이 연구를 이끈 아이오와대 웨이 바오 조교수는 “최근 제한적이지만 자주 외식을 하는 것이 비만과 당뇨, 기타 만성질환의 생체표지 등 만성질환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다는 증거가 나오고 있지만 집밖에서 식사를 하는 것과 사망 위험 사이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었다”고 연구 의의를 설명했다.
조사관들은 1999~2014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20세 이상 성인 3만5084명을 대상으로 가정 면접 때 실시한 설문지 응답 자료를 분석했다. 응답자들은 외식 빈도 등 식습관을 보고했다. 이 기록을 2015년 12월 31일까지 사망 기록과 연결시켜 모든 원인의 사망률, 심혈관 사망률, 암 사망률을 조사한 것이다.
개인추적조사에서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자 511명, 암으로 인한 사망자 638명 등 2781명이 사망한 것으로 드러났다. 연령, 성별, 인종, 식생활 및 생활습관, 체질량지수 등을 통계적으로 조절한 결과 외식을 자주 하는 응답자(하루 2끼 이상)의 사망 위험률은, 거의 외식을 하지 않는 응답자(주 1회 미만)에 비해 모든 원인의 사망 1.49, 심혈관 사망 1.18, 암 사망률 1.67로 나타났다. 아이오와대 양 두 연구원은 “이번에 성인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표본에서 발견한 것은 집밖 음식을 자주 섭취하는 것이 모든 원인의 사망의 위험 증가와 상당히 관련이 있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바오 교수는 “이는 외식과 사망률의 연관성을 정량화한 최초의 연구 중 하나”라며 “이전 연구 결과와 마찬가지로 외식이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구의 메시지는 단순하다. 지나치게 잦은 외식은 건강에 해로울 수 있으니 되도록 건강한 집밥을 챙겨먹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