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운 음식을 못 먹는 며느리에게 시어머니가 모든 음식에 청양고추 팍팍 넣어 내어준다면?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며느리 맵찔이(매운맛에 약한 사람)인데 매운 것만 차리는 시어머니'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누리꾼들 사이 화제다.
현재 신혼 생활 중이라는 글 작성자 A씨는 "라면으로 정도를 따진다면 평소 신라면을 괴로워하면서 먹는 정도로 매운 음식을 못 먹는다"며 "남편 포함 시댁 식구들은 전부 매운 음식을 잘 먹고 좋아한다"고 썼다. 문제는 시댁이 가까워 가끔 갈 때마다 시어머니께서 밥을 차려주시는데, 그때마다 굳이 맵지 않아도 되는 음식에도 청양고추랑 매운 고춧가루를 들이붓는다는 것. 콩나물국, 된장국, 어묵볶음, 간장 불고기 이런 음식에도 청양고추를 넣는다. 그에 따르면 음식에 거의 반이 청양고추일 정도다.
그러면서 "갈 때마다 하나부터 열까지 다 매워서 도저히 못 먹고, 맨밥에 김만 먹거나 계란프라이 하나 부쳐 먹을 때가 많다"며 "저랑 남편이 (시댁에) 들른다고 해서 음식을 새로 했다고 하시는데도 그런 식"이라고 전했다. A씨가 남편에게 "가족들이 원래부터 이렇게 먹었냐"고 물었지만, 남편은 "그럴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고. 잘 기억 안 난다"며 애매하게 답변하곤 했다.
조금 덜 맵게 요리해달라는 요청에 시어머니는 '요즘 매운 것에 맛들여서 그렇다', '내 입엔 전혀 안 매워서 매울 줄 몰랐다' '습관이 돼서 안 맵게 간을 맞추기 쉽지 않다'는 등의 말만 벌써 10번은 되어간다고 토로했다.
사연을 본 누리꾼들은 "둘 중 하나다, 일찍 와서 밥해라 혹은 귀찮으니 오지마라", "먹는 거로 괴롭히는 건가" "나이드신 분들 원래 습관대로 하는 거 같다" "한번은 모르고 할 수 있고 두 번은 까먹을 수 있지만 세 번 이상은 고의" "도시락 싸가라", "시댁 안 가면 된다", "갈 때마다 먹을 음식 싸가라" 등 반응을 보였다.
매운 음식 잘먹는 사람 vs 못먹는 사람, 왜?
매운 음식을 잘 먹는 사람은 잘 못 먹는 사람이 이해되지 않을 때가 있다. 자신은 맵디매운 맛을 즐기는 반면 왜 상대방은 그러지 못하는지 안타까워 하기도 한다. 이 맛있는 매운 걸 왜 못 먹느냐며 말이다.
같은 매운 음식이라 하더라도 사람마다 느끼는 정도가 다르다. 누군가에겐 입안이 화끈거릴 정도로 맵지만 다른이는 아무렇지 않다고 느낀다. 개인이 지니고 있는 ‘TRPV1 수용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입안에 있는 TRPV1 수용체는 말초신경계와 중추신경계에 존재해 뇌 통증을 전달하고 조절하는 데 관여한다. TRPV1 수용체가 많을수록 통증을 많이 느끼고, 이 수용체가 적은 이들은 덜 느낀다. 매운맛에 대한 민감도가 낮다는 뜻이다. 이 수용체의 역할이 큰 것은 매운맛이 단순히 혀에서 느끼는 미각이 아니라 통각이기 때문이다. 매운 음식을 먹었을 때 혀는 미각세포가 아니라 통각세포로 통증을 인식해 뇌로 맵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사연에서 시어머니의 TRPV1 수용체는 적은 것으로 볼 수 있으며, 며느리는 이 수용체가 많다. 이에 따라 매운맛을 즐기는데 차이를 보인다. 매운맛은 통증에 가깝기 때문에 TRPV1 수용체가 많은 사람은 고통일 수밖에 없다. 매운 것을 먹고 싶지만 몸이 괴로워 하므로 먹지 못한다. 시어머니가 이점을 인지해 매운 음식이 며느리에게 실제로 어떤 고통을 줄 수 있는지 이해하는 것이 좋겠다.
며느리처럼 매운 음식을 못먹는 사람들은 안 먹는게 최선이다. 그럼에도 특정 음식이 먹고 싶을 땐 매운맛을 중화할 수 있는 음식을 곁들인다. 우유가 제격이다. 유지방은 캡사이신과 같은 매운맛 성분을 녹인다. 물 대신 우유를 마시거나 입 안에 머금고 있으면 혀의 열감을 줄여 통증을 덜어낼 수 있다.
시어머니와 같이 매운 것을 잘 먹더라도 과하게 먹는 것은 삼가야 한다. 매운맛 성분이 위의 점막을 손상시켜 위 건강에 좋지 않을 뿐더러 과민성대장증후군을 악화시킨다. 위와 식도 사이의 조임근을 느슨하게 만들기도 한다. 이로 인해 소화불량, 속쓰림 등이 나타나 속이 불편해지기 쉽다. 증상이 반복되면 캡사이신이 암세포를 공격하는 자연살해세포의 기능을 약화시켜 위암 위험을 높일 수 있다. 매운 음식을 좋아해도 소화기관이 약하다면 매일 먹는 것보다 3일 정도 간격을 두고 먹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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